"총 8년 맡기는 건 부담이었다"...정몽규, 벤투 재계약 불발 과정 설명, "고려대 출신 감독 단 1명" 해명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30 11: 31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이유를 공개했다. 협회는 아시안컵 성적에 따른 조건부 연장을 제안했고, 벤투 감독은 조건 없는 4년 계약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설명이다.
정몽규 전 회장은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홍명보 전 감독까지 한국 대표팀 사령탑 18명의 평균 재임 기간이 1.3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벤투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정 전 회장은 "재계약 협상은 월드컵 6개월 전에 진행해야 했다.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비판도 많았다"라고 답했다.
그는 "같은 선수와 같은 전술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벤투 감독 이후의 대표팀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 핵심은 계약 기간과 연장 조건이었다.
정 전 회장 설명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월드컵 이후 새로운 4년 계약을 원했다. 협회는 우선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한 뒤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경우 차기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전 회장은 "협회는 1년 연장 계약을 제안하고 아시안컵에서 4강 이상에 오르면 월드컵까지 계약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투 감독은 조건 없는 4년 계약을 고집했다. 조건이 붙은 계약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4년 계약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고 해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임 의원이 "벤투 감독은 4년 연장을 원했지만 협회가 총 8년을 맡기는 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라고 말하자 정 전 회장은 당시 벤투 감독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과 계약 조건의 차이를 다시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단일 임기를 모두 채우며 한국 대표팀 사령탑 가운데 최장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12년 만의 16강으로 이끌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종료 직후 대표팀을 떠났다. 검증된 감독과의 동행을 이어가지 못한 협회의 판단을 두고 비판도 이어졌다.
정 전 회장은 재계약 불발이 경기력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보다 계약 기간과 조건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고려대 출신 인맥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이른바 '고대 카르텔' 논란도 다뤄졌다.
정 전 회장은 "제가 선임한 남자 대표팀 감독 가운데 고려대 출신은 한 명뿐이다. 여자 대표팀 감독 중에는 고려대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이사회에 고려대 출신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에도 "이사회 구성과 전체 인원수를 봤을 때 고려대 출신이 절대로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특정 학교 출신을 의도적으로 중용하거나 학연을 중심으로 협회를 운영했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고대 카르텔', '현대가 축구협회'라는 표현이 축구계 안팎에서 반복된 점에 대해서는 협회의 책임을 인정했다.
정 전 회장은 "이런 말이 국민과 축구계에서 계속 나왔다는 것은 협회 내부에도 조금이나마 잘못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이미지가 생긴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 전 회장은 벤투 감독과의 결별에는 계약 조건의 차이가 있었고, 학연 중심 인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를 향한 불신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 책임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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