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너무 잘하고 안 지네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은 1위를 수성하고 있던 가운데, 무섭게 추격을 하고 있던 KT 위즈의 기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KT는 지난 주까지 9연승을 내달렸다. 2위 LG를 3위로 떨어뜨렸고 삼성의 꼬리잡기를 시작했다.
삼성도 꾸준히 위닝시리즈를 이어가면서 KT의 추격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이번 주중 KIA와의 3연전에서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흐름이 한풀 꺾였다. KT도 9연승이 중단됐지만 연승 후유증 없이 다시 연승을 질주했다. 양 팀의 승차는 0.5경기 차이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삼성은 사직 롯데전이 폭염으로 취소되며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에서 한화를 만난 KT는 경기를 치렀고 7-4로 승리했다. 이로써 9연승 이후 다시 5연승을 찍은 KT는 기어코 삼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경기를 치르지 않은 채 1위로 올라선 무혈입성이었다.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KT가 앞섰다. KT는 96경기 58승 36패 2무 승률 .617을 기록했고 삼성은 98경기 59승 37패 2무 승률 .615를 유지했다. 그렇게 순위가 뒤바뀌었다.
삼성으로서는 폭염취소의 후폭풍으로 1위를 뺏긴 셈이다. 삼성도 KIA와의 시리즈 루징시리즈를 당하기 전까지 7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면서 앞서나갔지만 KT는 맹렬할 기세로 삼성을 압박했고 기어코 순위를 뒤집었다.
삼성으로서는 이제 경기를 치러서 1위를 되찾아야 한다. 문제는 2일 경기도 폭염취소 가능성이 높다. KBO는 1일 사직과 창원 경기를 취소하면서 “창원, 부산 지역은 어제부터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되었고 경기 개시 시각시각에도 기온이 37도 이상 지속된다는 예보에 따라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었다”라고 밝혔다.

2일 오후의 기온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37도의 기온을 유지할 전망이다.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6시에는 33도로 기온이 떨어지지만 이미 그라운드는 폭염으로 달궈질 대로 달궈진 상황이다. 선수는 물론 관중들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는 날씨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폭염취소 결정을 반기면서 “선수도 선수인데 팬들도 영향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결국 경기 중에 힘든 선수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에도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를 강행하다가 롯데 손성빈은 두통에 구토 증세를 호소했고 황성빈도 어지럼증으로 고생했다.
그러면서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전 훈련을 해야 하지 않나. 훈련 없이 어떻게 경기를 뛸 수 있나. 가장 뜨거운 시간 대에 훈련을 해야 하는데 또 훈련을 안 했다가 부상이 나올 수 있다. 몸은 풀어야 하는데 그 시간대 훈련을 하는 게 영향이 있다. 홈팀은 더 빨리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런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어쨌든 삼성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1위를 뺏기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천재지변과도 다름 없는 살인폭염에 삼성은 그저 지켜만 볼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