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핵심 포지션인 ‘미드 라인’에 출전 했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G2의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가 원거리 딜러의 게임 영향력에 대해 “서포터와 정글러가 무능하면 정말 쓸모없는 포지션이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지난 2016년 G2 소속으로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의 전신 ‘EU LCS’에 데뷔한 루카 페르코비치는 미드 라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다. 지난 2016년부터 한번도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티켓을 놓지 않았고, 지난 2018년엔 ‘그랜드 슬램’을 노리던 RNG를 꺾고 롤드컵 4강에 진출했다.
미드 라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던 루카 페르코비치는 2019 시즌을 앞두고 G2에 LEC 최고의 미드 라이너 ‘캡스’ 라스무스 뷘터가 합류하며 원거리 딜러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초기엔 팬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루카 페르코비치는 찰떡같은 적응력을 보여주며 G2의 2019 스프링・서머 시즌 및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위기 상황에 등장해 팀을 구원했던 신드라는 루카 페르코비치의 상징이 됐다.
2019 LEC 서머 시즌 우승과 함께 롤드컵에 진출한 루카 페르코비치는 큰 대회를 앞두고 돌연 원거리 딜러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17일 진행한 개인방송에서 루카 페르코비치는 “서포터는 게임을 풀어가는 데 선택지가 많다”며 “원거리 딜러가 못하면 다른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되고, 잘하면 봇 라인을 중심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서포터의 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원거리 딜러는 성장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서포터, 정글러가 무능하면 쓸모없는 포지션이다. 내가 상대방보다 잘해도 격차를 뛰어넘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봇 라인전에 서포터의 영향력이 높은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루카 페르코비치와 같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고 과격하게 밝힌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LEC 최고의 서포터인 ‘미키엑스’ 미하엘 뮐과 함께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루카 페르코비치에 대해 외신은 “흔치 않은 자세다”고 평가했다.
한편 루카 페르코비치의 의견처럼 서포터의 위상은 프로 경기에서 계속 확인되고 있다.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에선 2019 스프링 시즌에 이어 서머 시즌에서도 서포터 선수가 가장 높은 MVP 포인트를 얻었다. ‘코어장전’ 조용인은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스프링 시즌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6일 열린 중국 ‘LOL 프로 리그(LPL)’ 결승전에서는 펀플러스의 서포터 ‘크리스피’가 MVP로 뽑혔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