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영화 ‘배트걸’이 전면 폐기된 가운데 구체적인 이유가 드러내고 있다.
재촬영까지 진행했지만 전면 폐기 결정돼 화제를 모은 '배트걸'은 DC 코믹스의 캐릭터 바바라 고든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으로, 아딜 엘 아르비와 빌랄 팔라가 감독을 맡고, 레슬리 그레이스가 배트걸, 마이틀 키튼이 브루스 웨인 역을 연기했다. 미국 미디어 대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가 배급을 맡아 9천만 달러(한화 약 1,108억 7,100만 원)의 예산으로 제작됐지만 VFX 효과가 사후 제작에 추가되기 전인 지난 해, 개봉을 앞두고 전격 폐기가 결정됐다.
이렇게 '배트걸'이 어느 플랫폼에서도 공개되지 않고 전면 폐기된 배경에는 '부실한 테스트 스크리닝'이 소문이 났는데. 폐기 결정 6개월여 만에 이에 힘을 실어주는 새로운 세부 사항들이 드러나고 있다.
작가 겸 감독 제임스 건과 함께 워너의 DC 필름스로 알려진 DC 스튜디오의 새로운 공동 CEO를 맡은 프로듀서 피터 사프란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DC 프레젠테이션에서 "영화('배트걸)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영화에는 카메라 앞과 뒤에 엄청나게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영화는 개봉할 수 없었다. 그건 가끔 있는 일이다"라고 '배트걸'이 (워너 기준) 개봉할 수준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더불어 "'배트걸'은 공개될 수 없는 것이었다. 관련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을 것이지만..DC를 위해 개봉 취소는 매우 대담하고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취소 결정을 내린 이들이) DC, 캐릭터, 스토리, 품질 등을 지지하기 위해 일어섰다"라고 말했다.
사프란은 또 "그 영화는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었을 것이고 작은 스크린을 위해 만들어졌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보류함으로써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독들의 생각은 달랐다.
연출을 맡은 엘 아르비는 2022년 8월 한 인터뷰를 통해 "워너 사람들은 우리에게 폐기 결정이 배우, 심지어 영화의 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라며 "그들은 우리에게 그것이 전략적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영진이 있었고, 그들은 돈을 절약하기를 원했다"라고 주장했다. '배트걸'이 DC 구조조정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주인공을 맡았던 레슬리 그레이스는 지난 해 4월 한 인터뷰를 통해 속편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쳤기에 이 소식은 팬들에게 더욱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겼던 바다.
한편 워너 측은 지난 해 10월,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와 직접적인 경쟁자인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의 재구성을 약속했던 바. 슈퍼맨, 배트맨 등의 대표 캐릭터들이 새롭게 재단장 해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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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트걸' 이미지, SNS